도둑눈

한밤중에 들었더라면 으스스할 것 같다. 깊은 산골짜기에서 고라니가 ‘메에엑 메에액’ 하고 가래 끓는 소리로 기절할 것처럼 운다. 암컷을 찾는 수컷의 부름인가, 숨넘어가는 단말마의 마지막 비명인가?어디선가 수꿩이 ‘꿔꿔 꿔어엉, 꿔꿔 꿔어엉’ 하며 산등성이 너머로 날아간다. 함박눈이 내릴 터이니 빨리 집에 오라고 집 나간 까투리와 어미 따라 나간 꺼병이를 부르는 소리처럼 들린다. 식구들을 생각하는 까투리의 마음이 내게로 … 더 읽기

그 포구와 섬

내 고향은 작은 시골 마을이다. 넓은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하늘과 들판이 맞닿아 있고, 바닷물이 밤낮으로 품앗이하듯 강하구 아가리로 들락거리고, 눈썹처럼 생긴 황포 돛배가 물길을 따라 날아다니던 그런 곳이다. 버스 종점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낙동강 하구 ‘조만포’다. 버스 터미널에서 차장 총각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조마이 가요! 조마이~ 막찹니다! 막차요~.” 막차는 읍내에서 밤 10시 30분에 출발한다. 어릴 … 더 읽기